로켓을 다시 쓴다는 것, 1단 로켓 회수 기술, 어디까지 왔나 [재사용 로켓 시리즈 ③]

재사용 로켓 경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1단 로켓 회수 기술은 더 이상 미국 중국 일본만의 경쟁이 아닙니다. 유럽과 인도, 뉴질랜드, 그리고 미국의 여러 민간 기업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재사용 로켓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35년 재사용 로켓을 쏘는 것을 목표로 개발을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우주산업의 경쟁력은 누가 가성비 있게, 얼마나 자주 우주에 다녀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우주산업은 위성 인터넷, 지구 관측, 달 탐사, 우주정거장 보급, 화성 탐사 등 영역이 무한히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재사용 로켓이 핵심 기반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이 먼저 길을 열었지만, 중국과 일본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빠르게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여기에 유럽과 인도, 민간 우주기업들까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재사용 로켓 기술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누리호의 개발 기술과 속도를 감안하면 2035년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리라 생각됩니다.

미국의 SpaceX Falcon9은 2025년 한 해 동안 165회 발사했습니다. 이처럼 앞으로 비용 절감의 핵심은 회수 성공 자체보다 그 이후의 정비·회전율에 있습니다. 1kg의 무게를 우주에 발사하는데 드는 비용은 누리호 2만 6천 달러, SpaceX 2천 7백 달러가 든다고 하니까, 과연 그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1. 유럽우주국(ESA)과 인도(ISRO)

그동안 유럽은 아리안(Ariane) 등의 계획으로 높은 신뢰성을 갖춘 일회용 로켓을 중심으로 우주 발사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이 상업용 발사체 아리안6에는 3D 프린팅 부품과 수평 조립 방식 등 원가 절감 기술을 적용하며 스페이스X를 뒤쫓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SpaceX의 회수 및 재발사가 성공한 이후 발사 비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유럽도 재사용 기술 확보를 국가적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에 따라 수립된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Themis이며, 이 시험기는 메탄과 액체산소를 사용하는 엔진을 기반으로 수직 이착륙 기술과 자동 착륙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도는 '경제적인 우주 발사'를 목표로 해서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오래전부터 RLV(Reusable Launch Vehicl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활주로에 착륙하는 Landing Experiment(LEX)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자동 비행과 착륙 기술을 검증했습니다.

인도는 위성 발사 시장 확대, 자국 우주산업 경쟁력 강화, 저비용 발사 서비스 확보 등을 위해 재사용 로켓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 SpaceX와 경쟁하는 민간기업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여러 민간 기업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Blue Origin: Blue Origin은 New Shepard를 통해 반복적인 수직 이착륙 기술을 입증했으며, 현재는 대형 궤도 발사체 New Glenn의 1단 회수와 재사용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Rocket Lab: 뉴질랜드에서 시작한 Rocket Lab은 소형 위성 발사 시장에서 성장한 기업으로써, 현재는 Neutron이라는 새로운 재사용 로켓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Stoke Space: Stoke Space는 1단뿐만 아니라 2단까지도 완전 재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열 차폐 구조와 빠른 재사용을 고려한 설계가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세계 주요 국가의 개발 현황을 표로 요약해보면,

세계 주요 국가 개발 현황

위와 같이 재사용 로켓 경쟁은 특정 국가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각 나라는 자신들의 기술 수준과 산업 구조에 맞는 전략과 방법을 통해서 우주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3. 대한민국(KASA)

우리나라 우주항공청(KASA)에서는 2025년을 재사용 발사체 개발 원년으로 삼고 R&D에 착수했으며, 메탄 기반 재사용 발사체(KSLV-III)를 재사용 개발 로켓으로 결정했습니다. 기존의 소모성 발사체인 누리호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KSLV-III)를 2025년 12월 재사용 로켓 체계로 전환하기로 확정했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예비설계에 들어갔습니다. 목표는 2030년대 초 첫 발사, 이후 2035년까지 실제 1단 재사용을 실증하고 상용화하는 것입니다.

누리호

이와 별도로 우주항공청은 미국 NASA의 민간 지원 프로그램 'COTS'를 참고한 지원 모델을 통해 국내 민간 기업의 소형·중형 재사용 발사체 개발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4. 우리의 일상을 바꿀 우주 산업 전망

그렇다면 이렇게 힘들게 1단 로켓 회수에 성공하고 기술을 다투는 것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과 과연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몇 가지 방향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바로 '우주 접근성의 대중화'입니다.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 우리의 일상을 윤택하게 할 우주 산업 전망 역시 몰라보게 밝아집니다.

  • 초고속 위성 인터넷망의 보급: 통신 케이블을 깔기 힘든 산간 오지나 바다 한가운데, 심지어 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도 끊김 없는 초고속 인터넷을 저렴하게 사용하는 시대가 열립니다.
  • 정밀한 기후 변화 예측과 안전 확보: 더 많은 관측 위성을 부담 없이 띄울 수 있어 실시간으로 기상을 분석하고,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습니다.
  • 군사 안보 등 국가 전략 연계:  이 경쟁은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는 군사, 안보 등 각국이 요구하고 있는 국가 전략과 맞물려서,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우주 관광의 현실화: 수십, 수백억 원을 호가하던 우주 여행 비용이 점차 낮아지면서, 언젠가 은퇴 후 버킷리스트로 아름다운 지구를 우주에서 내려다보는 관광을 꿈꿀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각국의 치열한 우주 패권 경쟁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한편으로는 묘한 긴장감이 들어 우려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끝없이 인류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값진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재사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10년 앞서 닦아놓은 길을 중국과 일본이 빠르게 뒤쫓고 있고, 한국을 비롯한 후발 주자들도 이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우주 발사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저마다의 로드맵을 다시 짜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1단 로켓 회수'는 단순히 로켓을 다시 사용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우주 개발의 비용 구조를 바꾸고, 발사 주기를 단축하며, 더 많은 국가와 기업이 우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새로운 시대의 기반 기술입니다. 결국 발사 비용을 낮추고 발사 주기를 단축하는 재사용 로켓이 우주산업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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