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로켓 삼국지: 미국, 중국, 일본의 눈부신 성공 사례 [재사용 로켓 시리즈 ②]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지금은 우리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세계 곳곳에서 1단 로켓 회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1. 미국: 로봇팔을 이용한 젓가락 포획

세계 재사용 로켓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스페이스X는 최근 거대한 우주선 스타십의 1단 추진체인 '슈퍼헤비' 회수에 성공했습니다. 놀랍게도 발사탑에 설치된 거대한 로봇팔(메카질라)이 마치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듯 71m짜리 거대한 로켓을 덥석 잡아챘습니다. 이 로켓에는 랩터 엔진 33개가 장착되어 있고 최대 150톤의 화물을 실어 달이나 화성으로 갈 예정이라고 하니, 저도 영상을 보며 진짜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Falcon9 메카질라

미국(스페이스X)은 이 분야의 선두주자입니다. 2015년 세계 최초로 궤도급 로켓의 1단 회수에 성공한 이후, 팰컨9은 지금까지 600회 넘게 1단을 회수하며 재사용을 상용화한 유일한 사례로 자리잡았습니다. 단일 부스터가 최대 32회까지 재비행한 사례도 나왔고, 2025년 8월에는 특정 부스터(B1067)가 30번째 비행과 착륙에 성공하며 궤도급 로켓 최초로 '30회 재사용'이라는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팰컨9의 재사용 기술은 발사 비용을 기존 방식 대비 70~80% 가까이 낮춘 것으로 평가받으며, 스페이스X는 이를 발판으로 스타링크 위성망 구축 등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른 민간기업인 블루오리진 역시 '뉴글렌' 로켓으로 1단 재사용에 뛰어들었지만, 이 회사는 비용 절감보다는 장기적인 신뢰성 확보를 목표로 삼아 상대적으로 신중한 속도로 데이터를 쌓아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2. 중국: 바다 위 든든한 그물망 포획

미국에 이어 중국의 국유기업 역시 세계 최초로 해상 그물망 포획 시스템을 도입해 회수에 성공했습니다. 길이 144m, 폭 50m(만재 배수량 2만5천t)에 달하는 거대한 '링항저'라는 해상 플랫폼 위로 로켓이 서서히 내려오며 그물에 안착하는 방식입니다. 로켓 내부의 착륙 다리를 없애 무게를 줄이고 운반 능력을 향상시키는 매우 영리하고 실용적인 접근법이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중국 그물망 Net

중국은 2026년 7월 10일, 국유기업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이 '창정(長征)-10B' 로켓을 하이난 상업우주발사장에서 발사해 위성을 궤도에 올린 뒤, 분리된 1단 추진체를 약 6분 만에 해상 플랫폼으로 수직 귀환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궤도급 로켓의 1단 회수에 성공한 첫 사례이자, 미국(스페이스X·블루오리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이 기술을 확보한 사례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회수 방식입니다. 지금까지처럼 다리 형태의 착륙 장치를 펼쳐 착륙하는 것과 달리, 창정-10B는 '링항저(領航者)호'라는 해상 회수선에 설치된 대형 그물망이 로켓 몸체의 고리를 낚아채는, 세계 최초의 해상 그물 포획 방식을 선보였습니다. 다만 아직 회수한 추진체를 정비해 실제로 재발사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만큼, 완전한 재사용 실증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중국은 재사용 로켓 개발에 10년 가까이 매달려 왔지만, 지난해 두 차례 회수 실험은 모두 실패한 바 있습니다.

3. 일본: 정밀한 자세 제어와 다리 착륙

일본 또한 재사용 로켓 소형 실험기인 'RV-X'의 비행 시험을 마쳤습니다. 공중으로 11m 상승한 뒤 상공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수평으로 16m를 이동하여 40초 만에 평평한 바닥에 자체 다리로 사뿐히 내려앉는 데 성공했습니다. 민간 기업도 시험 발사에 나서는 등 2030년대 초반 실용화를 목표로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7월 11일,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아키타현 노시로 로켓 실험장에서 소형 재사용 발사체 실험체 'RV-X'의 첫 비행 시험에 성공했습니다. 지름 약 1.8m, 길이 약 7.3m의 이 실험체는 발사 직후 약 11m 고도까지 수직으로 상승한 뒤 공중에서 잠시 정지했다가 수평으로 16m를 이동해 목표 지점에 정확히 착륙, 총 40초의 비행을 마쳤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국가 기관이 재사용 발사체의 이착륙 기술을 실증한 일본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경 실제 재사용 로켓 1호기 발사를 목표로 기술 개발하고 있습니다.

민간기업인 '혼다'도 지난해 시험 발사에 성공해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4. 세 나라의 기술을 비교해 보면

미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기술을 표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기술 비교

현시점에서 어떤 나라 방식이 더 효율적일지 생각해 보면, 어느 방식이 더 우월하고 어느 방식이 뒤처진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 미국 방식은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상업 발사에 이미 수차례 적용하고 있지만, 높은 신뢰성 확보가 필요합니다.
  • 중국 방식은 새로운 아이디어로서 도입 가능하고, 로켓 구조를 단순화하여 운반 능력을 향상시키고 회수 가능 범위를 확대할 수 있지만, 앞으로 반복 검증이 중요합니다.
  • 일본 방식은 핵심 기술을 차근차근 확보하고, 안전성과 정밀 제어를 우선하는 개발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개발 전략이 변수입니다.
결국 각 나라는 자국의 산업 기반과 기술 축적 방식에 맞는 해법을 선택해서 기술 개발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재사용 로켓 경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미국이 먼저 길을 열었지만, 중국과 일본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빠르게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럽과 인도, 민간 우주기업들까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재사용 로켓 기술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회수에 성공했는가'보다 얼마나 빠르게 정비하고 다시 발사할 수 있는가, 운용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

살펴본 미국 중국 일본의 기술 성숙도, 실전 운용 경험, 기술 혁신성, 상용화 가능성을 비교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미국 중국 일본 핵심 비교 요약

(참고: 별점은 현재까지 공개된 시험·운용 현황을 바탕으로 한 이해를 돕기 위한 상대적 평가이며, 공식 지표가 아닙니다.)

3편에서는 유럽 인도 등 다른 나라의 개발 현황과 우리나라의 추진 방향을 살펴보고, 앞으로 10년 후의 변화를 예측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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