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밤하늘에서 가장 익숙한 별, 북두칠성
맑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유난히 눈에 잘 들어오는 일곱 개의 별이 있습니다. 국자처럼 생긴 이 별들을 우리는 북두칠성이라고 부릅니다.그런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북두칠성 자체는 북쪽을 가리키는 별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북두칠성을 이용해 북쪽을 찾아왔습니다. 그렇다면 진짜로 북쪽을 가리키는 별은 무엇일까요? 바로 앞선 두 편에서 다룬 북극성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별 무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북두칠성은 사실 '별자리'가 아닙니다. 흔히 "북두칠성이라는 별자리"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북두칠성은 하나의 독립된 별자리가 아니라 성군(asterism), 즉 별자리의 일부를 이루는 눈에 띄는 별의 무리입니다. 북두칠성의 일곱 별은 모두 큰곰자리(Ursa Major)에 속해 있습니다.
일곱 별의 이름은 두베(Dubhe), 메라크(Merak), 페크다(Phecda), 메그레즈(Megrez), 알리오트(Alioth), 미자르(Mizar), 알카이드(Alkaid)입니다.
이 중 국자 손잡이 중간에 있는 미자르는 특히 흥미로운데, 바로 옆에 훨씬 희미한 별 알코르가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이 알코르를 맨눈으로 구분해 낼 수 있는지가 시력을 가늠하는 민간의 척도로 쓰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2. 그런데 왜 하필 '국자'처럼 보일까?
이 일곱 별이 실제로 우주 공간에서 국자 모양으로 붙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 별까지의 거리는 제각각이며, 단지 지구에서 바라볼 때 우연히 같은 방향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즉 별자리의 모양은 우주의 실제 구조가 아니라, 지구에서 바라본 인간의 시각적 패턴입니다. 다른 위치에서, 이를테면 태양계 밖 어느 행성에서 이 별들을 본다면 전혀 다른 모양으로 보일 것입니다.북두칠성은 어떻게 북극성을 알려줄까요?
국자의 물 담는 부분 바깥쪽 두 별, 즉 두베와 메라크를 이으면 이 둘의 간격의 약 5배만큼 연장한 지점에서 북극성을 만날 수 있습니다.
`메라크 → 두베 → → → 북극성`
국자의 물 담는 부분 바깥쪽 두 별, 즉 두베와 메라크를 이으면 이 둘의 간격의 약 5배만큼 연장한 지점에서 북극성을 만날 수 있습니다.
`메라크 → 두베 → → → 북극성`
이 방법은 나침반이 없던 시절,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온 가장 실용적인 밤하늘 이정표였습니다. 실제 하늘에서 두 별을 찾아 선을 그어보면 생각보다 쉽게 북극성에 닿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극성은 왜 북쪽에 있을까요?
북극성(Polaris)은 작은곰자리 꼬리 끝에 있는 별로, 지구 자전축의 연장선인 천구의 북극에 우연히 매우 가깝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앞선 1, 2편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여기서는 간단히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북극성(Polaris)은 작은곰자리 꼬리 끝에 있는 별로, 지구 자전축의 연장선인 천구의 북극에 우연히 매우 가깝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앞선 1, 2편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여기서는 간단히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3. 인류에게 북극성과 북두칠성은 무엇이었을까?
- 항해: 나침반이 없던 시대, 북극성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대략적인 북쪽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 여행: 지형지물이 없는 사막과 바다에서도 밤하늘의 별은 흔들리지 않는 방향 기준이었습니다.
- 시간과 계절: 북두칠성의 위치와 방향은 계절에 따라 규칙적으로 바뀌었기에, 사람들은 이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읽기도 했습니다.
4. 한국에서는 북두칠성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한국의 전통문화에서 북두칠성은 단순한 별의 배열을 훨씬 뛰어넘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민간신앙과 도교적 세계관 속에서 북두칠성은 인간의 수명과 운명을 관장하는 존재로 여겨졌고, 이는 칠성신앙·칠성각·칠성단이라는 독자적인 문화로 이어졌습니다. 전통적으로 칠성은 인간의 수명과 복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겨졌으며, 특히 어린아이의 수명을 지켜주는 신이라는 믿음이 강했습니다.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내용이 방대한 만큼 다음 편에서 별도로 깊이 다뤄보려 합니다.
5. 북두칠성과 북극성은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보일까?
북두칠성은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북쪽 하늘의 별 무리입니다. 다만 계절과 시간에 따라 하늘에서 보이는 위치와 방향은 계속 달라집니다.흥미로운 점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북두칠성이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는 별이 실제로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같은 하루 저녁 안에서도 밤 8시, 자정, 새벽 4시의 북두칠성 위치를 비교해 보면 이 회전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두칠성은 우리나라에서만 보이는 것일까요?
북두칠성은 북반구 전역에서 널리 알려진 별 무리이지만, 문화권마다 부르는 이름과 이야기는 각기 다릅니다.
북두칠성은 북반구 전역에서 널리 알려진 별 무리이지만, 문화권마다 부르는 이름과 이야기는 각기 다릅니다.
- 영미권: 국자 모양에 착안해 미국에서는 'Big Dipper(큰 국자)', 영국에서는 쟁기 모양을 떠올려 'Plough(쟁기)'라고 부릅니다.
- 인도: 힌두 전통에서는 일곱 별 하나하나에 성자의 이름을 붙여 'Saptarishi(일곱 현자)'라 부릅니다.
- 중국: 한자문화권답게 우리와 같은 '北斗七星'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씁니다.
- 북미 원주민(이로쿼이족 등): 국자의 몸통을 곰으로, 손잡이 부분을 곰을 뒤쫓는 사냥꾼들로 해석하는 설화가 전해집니다.
대신 남반구에서는 남십자성(Crux)이 그 역할을 대신해 왔습니다. 북쪽 하늘에 북극성이 있다면 남쪽 하늘에는 남십자성이 있는 셈이며, 실제로 호주·뉴질랜드·브라질 등 남반구 여러 나라의 국기에는 이 남십자성이 새겨져 있습니다.
6. 현대에는 북극성이 필요 없어진 것일까?
GPS와 스마트폰이 있는 오늘날, 방향을 찾기 위해 북극성을 올려다볼 일은 크게 줄었습니다. 그러나 북극성의 과학적 가치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세페이드 변광성 연구를 통한 우주 거리 측정 등, 천문학에서 북극성은 지금도 중요한 연구 대상입니다. 인류는 더 이상 별을 이용해 길을 찾지 않아도 되지만, 별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셈입니다.그렇다면, 지금의 북극성은 정말 영원할까요?
마지막으로 하나의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리가 오늘 밤 바라보는 이 북극성은 정말 영원히 북극성으로 남을까요?
마지막으로 하나의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리가 오늘 밤 바라보는 이 북극성은 정말 영원히 북극성으로 남을까요?
답은 '아니오'입니다.
지구 자전축은 아주 느리게 세차운동을 하고 있고, 그 결과 수천 년, 수만 년이 지나면 천구의 북극이 가리키는 방향 자체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고대 이집트 시대의 북극성은 지금과 다른 별이었고, 먼 훗날에는 또 다른 별이 그 자리를 물려받게 될 것입니다.
지구 자전축은 아주 느리게 세차운동을 하고 있고, 그 결과 수천 년, 수만 년이 지나면 천구의 북극이 가리키는 방향 자체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고대 이집트 시대의 북극성은 지금과 다른 별이었고, 먼 훗날에는 또 다른 별이 그 자리를 물려받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바라보는 북극성도, 결국 우주의 긴 시간 속에서 '잠시' 북쪽을 대표하고 있는 별인 셈입니다.